예술은 이미지에서 탄생한다(Art is thinking in images)'라는 일반적인 예술에 대한 생각이 있다. 이는 별다른 저항 없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고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게 되었다. 그러나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이런 통념에 전면으로 반박하였다. 그들은 이런 생각이 얼마나 이미지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비판하였다. 그들의 이런 비판은 문학과 비문학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에 대한 사유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문학은 어떤 지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사람들에 새로운 관점을 갖게 만드는데 그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은 사람들이 사물에 대해 흔히 알고 있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사물의 인식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미지가 예술의 원천이라고 가장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사실 이미지라는 것은 어떤 개인의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한 공동체가 공통으로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한 특정한 이미지가 가지는 느낌은 시간이 많이 흘러도 거의 변하지 않는 것이 대다수이다. 그렇기 이미지는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주는 매개체가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을 쉽고 자동적으로 만들어주는 매개체이다. 그러므로 이미지는 예술의 본질이 아니다. 오히려 예술의 본질은 그런 상투적으로까지 느껴지는 이미지를 어떻게 재배열하느냐는 것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술의 제재는 아무런 중요성을 가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나이가 점점 들면서부터 자신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그 자신의 세계가 너무나 익숙해지고 변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들도 어린 시절에는 자기 주변의 세계에 무한한 호기심을 느끼며 삶의 재미를 느끼며 성장했다.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이 말하는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로 대표되는 예술에 대한 그들의 비평은 삶의 지루함에 빠진 어른들에 희망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by 그루브21 2014. 2. 2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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