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서 무서운 것은 사람들이 암에 걸려 죽는다는 말을 듣는 것이다. 난 암이 무섭다. 그러나 나이 먹는 것은 두렵지 않다. 난 외모에 별로 신경을 쓰면서 살지 않았다. 난 지금도 손가락을 깨물고 다리에 털도 깍지 않는다. 변해가는 외모에 신경을 써 봤자 그건 어차피 내가 지는 전투다. 그저 가는 대로 내버려 두려고 한다."
- 줄리델피 인터뷰 중에서

나는 그녀랑 반대다.
나는 암은 두렵지 않고 내 외모가 변해가는 것은 두렵다. 암은 지금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으니 나에게는 현실감이 떨어진다. 전혀 딴 세상 일인 것이다. 그러나 외모는 매일매일 하루에도 여러번 거울로 목격하면서 변해가는 외모에 절망하곤 한다. 그러면 그 절망감에 못이겨 온갖 대책을 세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늙어 죽어도 오직 나만은 그런 세상의 진리가 비켜갈 것이라고 암시를 하며 늙음을 두려워하며 맞서 싸우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나랑은 반대다.
그녀는 암은 두려워하지만 늙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암은 그렇지 않지만 늙음은 누구에게나 오는 당연한 자연스런 일이다. 그래서 그녀는 늙음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다.
그녀는 정말 당당한 패배자이다.
by 그루브21 2013. 8. 1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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