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Concerning the Relationship of the Basis and Superstructures (요약)

 

· 기계론적 인과관계

맑스주의의 본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토대와 상부구조의 관계에 대한 문제는 몇몇 중요한 점에서 언어 철학의 문제에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이 문제가 토대가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결정하느냐는 질문에 주어질 때 그 대답은 인과적으로결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너무 일반적이라 애매모호하다. 인과관계는 유물론적 변증법에 모순되는 기계론적 인과관계(mechanical causality)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기계론적 인과관계에 적용의 범위는 자연 과학 내에서 조차도 그 영향력이 좁아지고 있어 그것에 대한 토의는 의미가 없다. 결국 기계론적 인과관계는 이데올로기적 문맥의 통일성과 진실성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인지적 가치를 부여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우선 필수적으로 생각해야 되는 것은 이데올로기 문맥 안에서 주어진 이데올로기적 변화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설명은 상호 반응하는 영역 사이의 질적인 차이를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가 이행하는 다양한 단계를 추적해야 한다.

 

· 지나친 단순화의 위험

기호론적 이데올로기 물질의 구체적인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이데올로기적 현상 연구는 지나치게 단순화될 수 있다. 예컨대 단지 합리적인 면, 내용적인 면에만 설명되어진다면 그 측면은 바로 토대와 연결되게 된다. 예를 들어 상류 계급이 몰락했으니 문학에서 잉여 인간이 나타난다는 분석을 들 수 있다. 반대로 이데올로기 현상의 외적, 기술적 측면만 고려한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런 방식들은 이데올로기 현상의 진정한 본질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런 기계적이고 비구체적인 연구는 어떠한 인지적 가치를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설사 잉여인간과 상류층의 경제 몰락과 연관 관계가 있을지라도 그것이 기계적으로 잉여인간을 소설에 나타나게 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술적 구조에서의 대상과 그 예술 장르 모두가 전체로서 설명되기 전까지는 어떠한 인지적 가치를 얻지를 못한다. 그래서 변화(경제적 변화와 잉여인간의 출현)들 사이에 고유의 법칙과 고유의 특성을 가진 질적으로 다양한 영역을 이해해야 한다. 분명히 잉여 인간은 소설과 독립적인 방식으로 나타나는 것도, 소설의 다른 요소와 상관없는 나타난 것이 아니다. 잉여 인간과 소설은 각각 서로를 재구성시키는 원인이 되는 상호 의존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 The Material of the Word

이런 토대와 상부구조들 사이의 이런 복잡한 상호관계의 문제는 언어라는 질료(the material of the word)를 통해서 상당한 부분까지 설명될 수 있다. 이데올로기적 기호로서 언어는 토대에 의해 결정되고 생성과정에서 현실을 반영하고 굴절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어가 순수한 기호가 아니라 사회적 편재성을 지니는 기호이라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모든 영역을 통해 흐르는 수많은 이데올로기적 가닥들이 언어 속에 결과를 기록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는 사회 변화의 가장 민감한 지표이다. 그리고 언어는 이데올로기의 질적 위치와 형태를 완전히 가지고 있지 못한 변화의 양적 첨가를 일으키게 하는 매개의 역할을 수행한다. 언어는 일시적이고 연약하고 순간적인 사회 변화의 단면을 기록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물질화된 사회 심리

일반적으로 사회 심리로 칭해지는 것, 사회 정치적 체계와 좁은 의미의 이데올로기 사이의 일시적인 연결로서 고려되는 것은 사실 언어적 상호 작용(verbal interaction)이다. 사회 심리는 어떤 내면의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 몸짓, 행동에 위치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사회 심리 안에 모든 것은 외적, 물질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한편 생산 관계와 그것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 정치적 체계는 모든 언어적 상호 작용의 범위, 형태, 방법을 결정한다. 그리고 이 언어적 상호 작용의 형태와 유형은 언어 행위(speech performance)의 형태와 주제를 이끌어낸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사회 심리는 다양한 언어 행위로 만들어진 가장 중요한 분위기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회 심리는 발화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리고 발화는 마임, 몸짓, 연기 같은 기호적인 발현과 결합된다.

이런 언어적 상호 교류의 형태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의 모든 변동에 극단적인 민감성을 보이는 사회 환경의 조건과 밀접하게 작동한다. 그리고 언어적으로 물질화된 사회 심리의 내적 작용 안에서 후에 완전히 갖추어진 이데올로기 생산물로서 표현될 미세한 이동과 변화가 축적되는 것이다.

 

· 사회 심리에 대한 두 가지 접근 방식

사회 심리는 두 가지 관점으로부터 연구되어져야 한다. 첫 번째는 내용의 관점이다. 즉 그 시점에 적합한 주제의 관점이다. 그리고 둘째로 언어 상호작용의 형태와 유형의 관점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연구는 첫 번째 연구 관점에 국한되어져 왔다. 사회 심리의 구체적인 표현을 어느 곳에서 찾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명확히 제시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회 심리의 명확히 기술된 표현의 물질적 형태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이렇게 중요한 구체적인 형태의 문제는 인간 행동의 기호론적 의사소통의 형태와 관계가 있다. 이러한 형태의 유형 분류는 맑스주의에게 긴급한 사안이 되었다.

각각의 시기, 사회 집단은 인간 행동에서의 이데올로기적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 형태의 고유한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어왔고, 지고 있다. 같은 종류의 형태들은 그에 상응하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의사소통의 형태, 발화의 형태, 주제 사이에는 서로 맞물리는 유기체적 결합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발화 형태의 분류는 언어적 의사소통(verbal communication)의 형태에 대한 분류에 의존해야만 한다. 후자는 생산관계와 사회 정치적 체계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어진다. 다시 말해서 언어적 상호교환 속에 계급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과 의사소통의 계급적 조직체가 발화 형태에 큰 영향을 구사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기호와 존재의 관계

모든 기호는 상호 작용의 과정 안에서 사회적으로 조직된 사람들 사이의 구조물이다. 그래서 신호의 형태는 무엇보다도 관련된 참가자의 사회적 조직체와 상호작용의 즉각적인 조건에 의해 좌우된다. 그래서 이러한 형태가 변하면 기호도 변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형태와 기호의 관계를 연구하는 일은 이데올로기 연구의 중요한 임무중 하나가 되어야한다. 기호와 존재 사이의 관계의 문제도 이런 방식만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그래야만 존재에 의한 기호의 인과적 형성 과정이 존재에서 기호로 이행하는, 기호 안에서 존재의 진정한 변증법적 굴절의 과정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런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 방법론적 전제 조건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1. 이데올로기는 기호의 물질적 실재에서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의식이나 다른 모호한 영역에 위치시키면 안 된다.)

2. 기호는 사회적 상호 교류의 구체적인 형태로부터 분리되면 안 된다. (기호는 사회적 상호 교류 밖에서는 단지 물리적 인공물에 지나지 않는다.)

3. 의사소통과 의사소통의 형태는 물질적 토대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

 

· 기호의 내용과 평가적 강세

사회적 상호교류를 통해서 발생하는, 언어적 기호를 포함해서, 모든 이데올로기적 기호는 주어진 시대, 주어진 사회 집단의 사회적 시야(social purview)에 의해서 규정된다.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 다뤄왔던 방식과는 다른 측면인 기호의 내용과 그 내용을 모두 수반하는 평가적 강세(evaluative accentuation)에 대해 다룰 것이다.

사회 발전의 모든 단계는 사회적 관심에 접근할 수 있고 그 관심에 의해 평가적 강세를 부여받는 항목의 영역(circle of items)을 가지고 있다. 그 영역의 항목만이 기호의 형성을 이룰 수 있고 기호적 의사소통에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럼 무엇이 가치적 강세가 부여된 항목의 영역을 결정하는가?

어떤 항목의 체계에서, 그것이 현실의 어떤 영역에서 오던 간에, 집단의 사회적 시야에 들어가기 위해서, 이데올로기적 기호론적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서 항목은 특정한 집단의 존재의 사회 경제적 전제 조건과 연관되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서 간접적이라도 집단의 물질적 삶의 토대와 연결되어야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개개인의 선택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기호는 개개인 간의 창조물이고, 사회적 환경 내에서의 창조물이다. 그래서 항목은 처음에는 상호 개인적인 의미를 획득하고 그런 다음 기호 형성에 대한 대상이 된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 가치를 획득하는 것만이 이데올로기의 세계에 들어 갈 수 있고, 거기서 자기 자신을 형성할 수 있게 만든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개개인의 목소리, 개개인의 유기체에 의해 생성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데올로기적 강세는 사회적 강세이다. 사회적 승인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승인 덕분에 이데올로기적 물질 안에서 외부적 쓰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제 기호의 대상이 되는 독립체를 기호의 주제라고 부르도록 하자. 각각 완전히 갖추어진 기호는 그것에 맞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모든 언어적 행위도 그것에 맞는 주제를 갖는 것이다.

그런데 이데올로기적 주제는 언제나 사회적으로 강세화 된다. 이데올로기 주제의 사회적 강세는 개인의 의식에 스며들고 개인의 의식은 사회적 강세를 자신의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세의 원천은 상호 개인적, 즉 사회적인 것이다. 동물의 울음, 고통에 대한 반응은 강세가 존재하지 않는 순전히 자연적 현상이다.

 

· 이데올로기적 신호의 주제와 형태 사이의 관계

이데올로기적 신호의 주제와 형태는 불가분하게 서로 엮여있고 추상적으로만 분리될 수 있다. 이데올로기적 창조물은 같은 기반에 나왔고 본질적으로 같은 것의 두 가지 측면이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로 통합되는 과정, 즉 주제와 형태의 탄생은 언어라는 질료에서 가장 잘 이루어진다. 이데올로기적 생성의 과정은 언어에서 두 가지 측면으로 반영된다. 원시인의 구분되지 않는 실제의 덩어리를 사회적 시야로 밝히는, 의미론적 고생물학에 의해서 연구되어지는 보편적이고 역사적인, 거시적인 방법과, 동시대의 뼈대에서 구성되는 것을 밝히는 미시적 방법으로 나뉘는 것이다.

· 이데올로기 기호 안에서의 계급투쟁

기호에서 반영된 존재는 단지 반영된 것이 아니라 굴절된 것이다. 이 존재의 굴절은 이데올로기적 기호에서 어떻게 결정되는가? 동일한 기호 공동체 내에서 다른 방향을 지향하는 사회적 이해관계의 교차, 즉 계급투쟁에 의해서 결정된다.

계급은 이데올로기적 의사소통을 위해서 동일한 기호 장치의 사용자의 총체인 기호 공동체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다양한 계급들은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지만 그들 각각은 다른 강세 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다른 강세 체계는 계급투쟁을 대변하고 있다. (Sign becomes an arena of the class struggle. 23p)

이 이데올로기적 기호의 사회적 다강세성은 매우 중요하다. 기호가 활력과 패기 그리고 발전을 위한 능력을 유지하는 것은 이 다강세성에 기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계급투쟁의 울타리를 뛰어넘은 기호는 필연적으로 힘을 잃고 우화의 수준으로 퇴보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데올로기적 기호를 생생하고 살아있게 하는 것은 또한 그것을 굴절되고 왜곡된 매개물로 만드는 것이다. 지배 계급은 이데올로기적 기호에게 초계급적, 영원한 특징을 부여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데올로기적 기호 안에 일어나는 사회 가치 판단 사이에 존재하는 투쟁을 없애려고 애쓴다. 다시 말해 그들은 기호를 단일한 강세를 가진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각각의 살아있는 이데올로기적 기호는 야누스처럼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시대에서는 이 모순적인 면은 완전히 드러나지 않는다.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적 기호는 언제나 어제의 진실을 오늘의 것으로도 만드는 시도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배적인 이데올로기가 이데올로기적 기호를 굴절하고 왜곡하는 방식인 것이다.

· 결론

지금까지 상부 구조와 토대의 관계에 대한 문제의 양상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언어적 기호의 물질화는 우리를 토대부터 상부구조로 이르는 과정인 변화의 변증법적 과정의 연속성을 완전히 따를 수 있게 하였다. 이데올로기적 현상에서 기계론적 인과관계의 범주는 언어 철학의 토대에서 아주 쉽게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다.

by 그루브21 2014. 12. 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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