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때부터 내 안에는 창조적임과 동시에 파괴적인 엄청난 적이 탄생했다. 그 적은 우리 안에 내재하는 디오니소스적이고 비도덕적인 무언가가 아닐까? 결국 글쓰기라는 것도 내가 보기엔 바로 그 적과의 결투라고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 아멜리 노통브 인터뷰 중에서

이 소설에서 파괴적이고 엄청난 적은 앙귀스트일까? 텍셀일까? 아님 둘다일까?

작가는 소설을 통해 '나는 타자다(랭보)'와 '타자는 지옥이다(사르트르)' 를 연결시킴으로써 모든 지옥의 가능성이 내부로부터 온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작가 자신도 내부로부터의 지옥을 겪고 있음을 알리고 있고 글쓰기를 통해 그 적과의 결투를 창조적인 대결로 승화시키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인간은 단수가 아니다. 내면에는 자신도 모르는 자신도 숨어있다. 그리고 모르는 것이 아니라 외면하고픈 자아도 도사리고 있다. 문제는 인간은 언제나 자기 자신을 정당화 시킨다는 점에서 시작한다. 자신이 인정할 수 없는 자신을 때로는 사회나 국가 같은 것에 자신보다 더 큰 권위를 부여함으로써 자신을 죄의식에서 벗어나게 한다. 또 극한 경우에는 소설에서처럼 아예 자아를 분리 시켜 악한 나를 선한 나와 분리시켜 버려 악한 나를 타자화 시켜 버린다.
우리는 화장이라는 가면을 통해서 자신의 추함, 악함, 더럼움을 숨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by 그루브21 2013. 7. 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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